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청소년때 소울 컴퍼니의 노래를 많이 들었었다. 아에이오우인가 그것도 굉장히 많이 들었고, 스토리텔링이 기가막힌 키비도 재미있게 들었기 때문에, 소년의 위로해줘도 아주 좋아하는 노래였다. 은희경 작가도 아주 좋아하는 작가였다. 은희경 작가의 생각의 일요일들이라는 산문집?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다가 은희경 작가가 쓴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가 키비의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제목을 따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 겨가 겨여~ 하면서 집어든 책 소년을 위로해줘.
이 책은 청소년 연우와 채영이, 연우의 친구 독고 태수와 독고 마리의 이야기. 또, 연우의 엄마인 신민아씨와 엄마의 애인 재욱 형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연우는 이사를 오게된다. 이삿날 자신의 집을 쳐다보고 있는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연우와 비슷한 시기에 전학온 친구가 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독고 태수. 독고태수가 들려준 힙합음악에 연우는 전율하고 곧 친구가 된다. 이삿날 자신의 집을 쳐다보고 있던 아이의 이름은 채영으로 연우가 이사온 집의 선배와 친밀한 사이였다. 그 둘은 곧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연애를 하게된다.
10대 아이들의 위태위태한 감성을 보여주면서도 어른들의 속 마음을 잘 전달 해 주었던 것 같다. 연우와 채영이의 이야기는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근데 나는 연우 엄마 신민아 씨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재욱 형과 사귀기 시작할 무렵, 재욱 형이 왜 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냐고 물은 적 있다. 취하지 않았을 때라면 ‘똑똑하고 예뻐서’가 정답일 텐데, 아니었다.
- 내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그게 관계를 가볍게 만들어주거든. 누구나 짐을 지는건 싫어하니까. 연우야, 이거 중요한 문제야. 약간 멀리 있는 존재라야 매력적인 거야. 뜨겁게 얽히면 터져. 알았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거나 실패자가 되거나. 사람들은 그런 걸 불행이라 말하지.
- 연우야, 내가 좀 따지는 성격이니?
- 글쎄.
- 사람들은 말야, 대답하기 곤란한 걸 물으면 따진다고 말해. 같은 질문을 하는데도 그래. 어떤 때는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고 하고 참 명쾌하시네요 하면서 칭찬을 하거든. 근데 어떤 때는 참견 좀 그만하라고 해. 하지만
또 이런말도 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긴 하지. 근데 그게 훨씬 더 어려울걸. 내가 남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 그거 몹시 힘든일이야. 모든 게 다 자기 책임이 되거든. 안전한 집단에서 떨어져나와 혼자여야 하고, 정해진 가치에 따르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자기가 만들어가야 해. 또 무리에서 떨어져나가면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 설명해야 해. 경쟁을 피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남과 다른 방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말야. 어쩄거나 나는 네 선택이 마음에 들어. 우리, 재미없는데도 꾹 참으면서 남들한테 맞춰 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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