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공중을 혼자 떠도는 비눗방울처럼
무섭고 고독해요
나는 곧 터져버려 우주 곳곳에 흩어지겠지요
아무도 제 소멸을 슬퍼하지 않아요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고요히 솟아오르는 말불버섯 홀씨처럼
어둡고 축축해요
나는 곧 지구 부피의 여덟 배로 자랄 거예요
아무도 이 거대한 가벼움을 우려하지 않아요

여기에는 좁쌀 알만 한 빛도
쓰레기 같은 정신도 없어요
혼자 생각했어요
연기(緣起)가 없는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우연이야말로 우리가 믿는
단 하나의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타이가의 호수에서 보았지요
안녕하세요? (하고) 긴 꼬리를 그으며
북반구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을
안녕? 나는 무사해
어둠이 내 유일한 인사였어요
이것이 내 유일한 빛이었어요

나의 우주에 겨울이 오고 있어요
나는 우주의 먼지로 사라져 다시
어느 별의 일부가 될 거예요
새로울
나의 우주는 아름다울까요?

혼자 생각해봐요
이 무한에 내릴 흰 눈에 대해서
소리도 없이,
소.리.도.없.이.내.릴.흰.눈
에 대해서

어머니 전 혼자예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울지요
나는 어디에 있나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
누구에게든 알려주고 싶어요
모든 것이 사라진 다음에도
아름다움은 있을까요?

거기에, 거기에 고여 있을까요?
존재가 없는 연기처럼
검은 구멍처럼

어머니 전 혼자예요
쇠락하고 있지요


함성호,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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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최승자 - 내 청춘의 영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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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주제는 “꿈”이에요. 

많은 사람들은 꿈의 제조과정이 간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생각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죠. 

복잡한 요인들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먼저, 잡다한 생각들을 집어 넣고

다음엔, 과거의 추억과 뒤얽힌 오늘의 기억을 추가합니다. 

사랑, 우정같은 온갖 관계와 감정들이, 오늘 들었던 노래나 오늘 보았던 것들과 혼합되면… 개인적인 것들도요. 

잠깐, 다된 것 같아요. 그래! 성공이에요. 

좋아요. 이제 상영을 하죠.



In many ways, the work of a critic is easy. We risk very little yet enjoy a position over those who offer up their work and their selves to our judgment. We thrive on negative criticism, which is fun to write and to read. But the bitter truth we critics must face is that, in the grand scheme of things, the average piece of junk is more meaningful than our criticism designating it so. But there are times when a critic truly risks something, and that is in the discovery and defense of the new. 

Last night, I experienced something new, an extraordinary meal from a singularly unexpected source. To say that both the meal and its maker have challenged my preconceptions is a gross understatement. They have rocked me to my core. 

In the past, I have made no secret of my disdain for Chef Gusteau’s famous motto: Anyone can cook. But I realize that only now do I truly understand what he meant. Not everyone can become a great artist, but a great artist can come from anywhere. It is difficult to imagine more humble origins than those of the genius now cooking at Gusteau’s, who is, in this critic’s opinion, nothing less than the finest chef in France. 

I will be returning to Gusteau’s soon, hungry for more. 


- 라따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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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전시관이야 예전에 너하고 봤던 그 그림들이야 "카페에서, 르탕부랭의 아고스니타 세가토" 그 작품 생각나니? 반 고흐 애인으로 알려진 여자 초상화 말이야 근데 그 초상화 밑그림으로 다른 여자의 상반신이 그려져있네 "포도"에도 "노란 장미가 담긴 잔"에도 다른 못 그린 그림들이 숨겨져 있어 가난한 화가가 재활용한 캔버스의 밑그림이 훤하게 보이는 거야 이렇게 회화에 엑스레이를 쐐보면 덧칠하기 전에 그린 그림들이 보인단 말이지 그가 덮어버린 스케치 감췄다고 믿었던 수많은 물감칠 안간힘 쓴 흔적들이 고스란히 들통나는 거야

전시관 앞 기념품 가게 모퉁이에서 엽서에 몇 자 적어 보낸다 내가 죽거든 내 작품에 엑스레이나 전자현미경을 들이대지 마 낙서도 만화도 아닌 거 훔쳐본 누드 종이를 불에 그을려보지 마 덧칠한 시와 산문들 눈물이 마르지 않은 종이 위에 쓴 명랑한 노래 그지없이 한심한 필체나 지웠다가 쓰고 다시 덮어버린 잿빛 모래 위 갈매기 같은 글자를 보지 않길 바라 이걸 읽으며 넌 키득키득 웃어넘기겠지 한심한 네 작품을 누가 힘들여 분석하겠냐며 답장을 쓸지도 모르지
내가 죽거든 다시는 못 살아나게 지켜줘 내 얘길 하지도 마 일기든 메모든 수첩이든 불태워줘 약속해

김이듬 - 반불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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