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술이 다시 먹고싶어질까봐 기록을 남긴다. 

어제는 과음을 했다. 요새 빈번히 필름이 끊긴다. 알콜성 치매를 조심해야한다는데 앞으로는 더 줄여야겠다.

어제는 곱창을 먹었다. 한라산을 곁들였고 나는 딱 거기서 그만뒀어야 하는 것 같다. 두명이서 한라산 한병을 사이좋게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홍대로 넘어가서 소주를 많이 마셨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기억이 잘 나지 않을때 일어난 일들을 말하자면,

우선 몸을 가누지 못했다. 몸을 가누지 못하니 자꾸 넘어지고, 동료가 부축해주는데 이상한 사람들을 쫓아내느라 고생했다. 방을 잡아준다나 뭐다나 하면서 그러던 아저씨들..

근데 그런 아저씨중 한명이 자기는 이상한 의도 없었담서 경찰을 불러서 파출소에 갔다.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동료의 언니가 파출소로와서 싸인을 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술을 먹으면서 들었던 충격적인 이야기때문에, 그 사람을 계속 욕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택시에 토를했다. 그래서 10만원을 물어줬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집앞에서 동료를 안고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ㅇㅇㅇ 개새끼!!!!!! 하면서.

그리고나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신은 없고 정신이 없고 정신이 없다. 커피를 하나 꺼내마셨는데 겁나 토했다. 머리에는 토가 묻어있고 씻고싶은데 씻다가 토할거같아서 계속 누워있다가 토기가 올라오면 토를하고를 계속 반복했다. 

그래서 병원에 갔다. 링거를 한시간 반동안 맞았다. 6만원이 깨졌다. 그리고 어제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서 혹이 나버렸는데 동료분이 걱정해주어서 외과도 들렸다. 다행히 후시딘만 잘 바르라고 한다. 머쓱했지만 다행이었다. 

제일 미안한거는 동료의 언니분, 그리고 동료. 동료는 내가 물었다고 한다. 미친거 아닌가.. 동료가 나를 부축해주느라 멍이 많이 들었다. 아, 그리고 원피스 끈도 끊어졌다. 나도 멍이 많이 들었다. 한참 자고있을 시간인데 언니분을 깨워서 정말 죄송했다. 그리고 이제 동료분에게도 너무 미안하구 창피하다. 

아직도 정신을 덜 차린것은 그 사람이 신고했다는게 너무 짜증난다. 흑역사 덜만들수있었는데 파출소를 보내버리다니.. 

이제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 먹더라도 잔수를 세면서 마셔야겠다. 어제는 6-7병을 둘이서 먹었다고 하니까. 한병 정도가 나의 맥스치인거같다. 앞으로는 소주를 마시지 말아야겠다. 맥주 정도만. 소주를 먹더라면 1병까지만.. 

왜 유독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사람을 밀치고 지나가는 걸까? 

부딪히지않고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데 말이다. 


1. 보내온 세월에 대한 자부심 때문일까?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없으니, 자연스레 '내가 최고!'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걸까? 

2. 아니면, 부딪히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불쾌감이 없는 것일까? 옛날엔 더 부대끼며 살았으니

3. 음... 아니면 '이 정도 거리면 부딪힌다!' 같은 거리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아지는 걸까? 시력이 안좋아지셔서? 몸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아서? 


나도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면 밀치는 것 혹은 밀쳐지는 것에대해 아무렇지 않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는걸까?

그런 할머니는 되기 싫은데.. 

우산을 앞뒤로 마구잡이로 흔드는 저 할아버지 같이 아무렇지않게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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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게 된다면 절대하지 않을 것 중 하나는 운동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운동을 통해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낀다던데, 

나는 운동을 하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운동이 싫다. 숨을 헥헥 거리게 만드는 모든 동작이 싫다. 얼굴에 오르는 열이나, 등 뒤로 흐르는 땀도 싫다. 

목에서 쇳맛이 나는 것도 싫고, 심장이 쿵쿵대는 것도 싫다. 

근력 운동이 참 싫다. 버티는 모든 운동들. 플랭크 1분 버티기 같은 것, 레그레이즈, 마운틴 클라이머, 케틀벨.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괴롭고

운동을 하고있으면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괴롭고

운동이 끝나면 맥주가 마시고싶다. 운동을 헛되이 할 수 없기에 맥주를 못마신다. 그래서 괴롭다.

못 참아서 마시면 또 그 때는 죄책감에 괴롭다. 


그나마 산책은 정말 좋아하는데 폐인인 상태로 집밖으로 나가는건 또 싫다. 

밤에는 위험하고 무서워서 나갈 수 없고, 아침은 게을러서 나가지 못한다. 점심엔 어색한 누군가를 마주칠까봐 싫다. 


이럴 땐 정말 투명인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성북천이나 성복천이나 청계천이나 낙산공원을 마음껏 산책하러 갈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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